📕 도서 정보
- 저자
- 장 폴 사르트르
- 출판
- 문예출판사
- 출판일
- 2020.12.31
📚 책과 저자
장 폴 사르트르(Jean-Paul Sartre)는 20세기의 대표적인 프랑스 실존주의 철학자이자 작가로, 그의 철학적 사상은 인간의 자유와 책임, 그리고 존재의 본질에 관한 깊은 탐구를 담고 있습니다. 사르트르는 철학적 저서뿐만 아니라 소설, 희곡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자신의 사상을 표현했으며, 1964년에는 노벨문학상을 수상했으나 이를 거부하기도 했습니다.
'구토(La Nausée)'는 1938년에 출간된 사르트르의 첫 소설로, 실존주의 문학의 대표작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 소설은 앙투안 로캉탱이라는 주인공이 프랑스의 가상 도시 부빌에서 역사 연구를 하며 경험하는 실존적 위기를 일기 형식으로 기록한 내용입니다. 로캉탱은 일상적인 사물들과 자신의 존재에 대해 갑작스러운 이질감과 메스꺼움('구토')을 느끼게 되는데, 이는 그가 세계의 우연성과 부조리함, 그리고 존재의 본질적 무의미함을 깨닫는 과정을 상징합니다.
'구토'에서 사르트르는 인간 존재의 근본적인 자유와 그에 따른 책임, 그리고 불안을 탐구합니다. 로캉탱은 모든 것이 우연이며, 인간의 존재에는 미리 정해진 본질이나 의미가 없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실존은 본질에 선행한다"라는 사르트르의 핵심 철학을 체험합니다. 이는 인간이 먼저 세상에 존재하고, 그 후에 자신의 행동과 선택을 통해 자신의 본질을 형성해 나간다는 의미입니다.
이 소설은 단순한 철학적 논변을 넘어, 실존적 위기와 자각의 과정을 생생하게 묘사함으로써 많은 독자들에게 깊은 공감과 사색의 기회를 제공해왔습니다. '구토'는 20세기 문학과 철학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으며, 현대인의 실존적 고민과 자유에 대한 질문을 탐구하는 중요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 내용 요약
'구토'의 전반부는 주인공 앙투안 로캉탱이 프랑스의 가상 도시 부빌에서 경험하는 일상과 점차 심화되는 실존적 위기를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소설은 로캉탱의 일기 형식으로 시작됩니다. 그는 18세기 프랑스 귀족인 롤르봉 후작의 전기를 연구하기 위해 부빌에 머물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일상적인 기록으로 시작하지만, 점차 로캉탱은 주변 사물들과 자신의 존재에 대해 이상한 감각을 느끼기 시작합니다. 그는 해변에서 조약돌을 집어 들었을 때 갑자기 느껴지는 이질감과 메스꺼움('구토')을 경험하는데, 이것이 소설의 핵심 모티프가 됩니다.
로캉탱은 카페 '철도원의 집'에서 시간을 보내며 자주 관찰하는 사람들, 특히 '자급자족의 사내'라 부르는 한 남자를 통해 인간의 일상적 패턴과 자기기만에 대해 사색합니다. 그는 또한 옛 연인 아니와 재회하면서 과거의 관계와 기억에 대해 회의감을 느낍니다. 로캉탱에게 모든 것은 점점 더 비현실적이고 의미 없게 느껴집니다.
전반부에서 로캉탱은 점차 세계의 우연성과 부조리함을 인식하게 됩니다. 그는 사물들이 자신의 인식 너머에 단순히 '있다'는 사실, 그리고 그 존재가 인간의 명명과 분류에 의해 억지로 의미가 부여된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이러한 깨달음은 그에게 심한 불안과 메스꺼움을 가져오지만, 동시에 그를 더 깊은 실존적 탐구의 여정으로 이끌게 됩니다.
💫 인상 깊은 구절들
가장 좋은 방법은 그날그날 일어난 일들을 써놓는 것이다. 실상을 명확히 보기 위해서다. 뉘앙스와 작은 사실들을, 그것들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일지라도, 놓치지 말 것. 무엇보다도 그것들을 분류할 것. 이 탁자가, 거리가, 사람들이, 내 담뱃갑이 어떻게 보이는지 말해야 한다. 왜냐하면 변한 것은 바로 그것이기 때문이다.
모든 친구들은 자신의 생각을 설명하고, 자기들이 모두 의견이 같다는 사실을 행복하게 확인하며 시간을 보낸다. 세상에, 모두가 같은 생각을 한다는 것이 그렇게도 중요하단 말인가!
우리가 이성적인 척하면서 얼마나 거짓말을 할 수 있는지, 참으로 경탄스러울 뿐이다.
💭 나의 사색
마치 내가 소설의 주인공이 된 것처럼 그의 입장에 서서 각 요일의 일기를 요약해 보았다.
<1월 25일 월요일>
예전에는 그저 공연한 걱정일 뿐이라고 무마할 수 있었던 무언가가 이제는 만연하게 내 속에 자리 잡았다. 그것은 확신도 아니고 사실도 아닌 어떤 병처럼 스며들었다.
방에 들어오려고 잡은 문 손잡이의 차가움이 새롭게 느껴졌다. 도서관에서 만난 사람의 얼굴을 알아보기까지 10초가 걸렸고, 그의 손과 악수하던 내 손은 그의 손을 커다란 흰 벌레처럼 느꼈다.
내가 변했다는 느낌이 든다. 받아들이기 불쾌하지만 세상이 변했다기보다는 내가 변했다고 생각하는 게 쉽다. 하지만 사실, 이런 일일 종종 있었다.
이런 변화를 ‘갑작스럽게’ 느끼는 이유는 아마 내가 내 내면에 대한 생각을 별로 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아주 작은 변화들이 내 안에 축적되다가 어느 날 임계점을 지나 폭발하는 것인데, 나는 그 작은 변화들이 내 안에 축적되는 것에 관심을 두지 않았었다. 그래서 ‘갑작스러운’ 변화를 종종 겪는다.
이런 변화들이 나를 어디로 이끌지 알 수 없어서 두렵다.
<1월 26일 화요일>
아침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도서관에서 작업을 했다. 1시 반에는 카페 마블리에서 샌드위치를 먹으며 일기를 쓰고 있다. 이 카페의 사장 파스켈 씨의 좋은 인상과 카페의 분위기가 좋다.
카페는 2시에서 4시 사이에 조용하다. (아마 낮잠 시간이 정해진 것 같다. 마치 break time 같은) 하지만 손님들은 카페에 남아있다. 카페에 남아있는 손님들을 보고 여러 생각이 머릿속에서 뛰어 논다.
나는 혼자다. 누구와도 말을 하지 않는다. 카페 랑데부 데 슈미노의 여사장인 프랑수아즈와는 물물교환 하듯 서로에게 없는 것을 은밀하게 나눈다. 그렇다고 해서 깊은 대화를 나누지는 않는다.
카페에서 문제 없이 대화를 하는 젊은이들이 놀랍다. 만약 내가 그들이 스스럼없이 나누는 대화에 참여한다면 말을 더듬을 것이다. 혼자인지 꽤 오래되었다.
일어나는 일들에 무관심하다. 대신 다른 것을 느낀다. 순식간에 벌어지는 찰라의 만남 같은 것들. 마치 초고속 카메라의 눈을 갖게 된 느낌.
가로등에 불이 켜지고, 바람이 불고, 하늘이 어두워지는 평범한 일들. 새로울 게 하나 없는 이런 일들이 주는 부드러운 감동이 좋다. 그래서 표면에 머물고 있다. 고독하지만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사람들 사이로 들어갈 수 있는 거리에서 표류한다.
나는 다른 사람들이 보는 것을 볼 수 있는데, 다른 사람들은 내가 보는 것을 볼 수 없다. 그런데 나는 그것을 설명할 수 없다.
다른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이 남들의 생각과 같다는 사실에서 행복을 느낀다. 모두가 같은 생각을 한다는 게 그렇게도 중요한가?
사실 나는 오늘의 일기에서 진실하지 못 했다. 오늘 어떤 사건이 있었는데, 그것을 말하기가 부끄러웠나보다.
우리가 이성적인 척하면서 얼마나 거짓말을 할 수 있는지, 참으로 경탄스러울 뿐이다. <구토>, 장 폴 사르트르, 옮긴이 임호경 - 밀리의 서재
오늘 아침 8시 15분에 도서관에 가려고 프랭타니아 호텔을 나올 때, 바닥에 굴러다니는 종이 한 장을 줍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 했다. 이게 말하기 부끄러웠던 그 사건이다.
이 사건 때문에 내가 더 이상 자유롭지 못하다는 생각을 했다. 도서관에서 이 생각을 떨쳐버리려 했지만 허사였다. 그 생각을 피해 카페에 왔지만 실패했다.
나는 종이 줍는 것을 아주 좋아한다. 종이를 집어 들어 손에 쥐는 게 기분이 좋다. 물에 젖어있든 흙이 묻어있든 상관없다. 햇볕에 구워져 바삭하든 수분에 젖어 흐물거리든 상관없다.
오늘 내가 주우려 했던 종이는 물웅덩이 옆에 떨어져 있었다. 공책에서 찢어낸 것 같았다. 비에 젖어있었다.
그것을 주워다가 손에 놓고 굴려 공처럼 만들려고 했다. 종이에 ‘받아쓰기: 흰 올빼미’라고 쓰인 글자를 읽었고, 빈손으로 다시 몸을 일으켰다.
나는 더 이상 자유롭지 못하다. 더 이상 내가 원하는 것을 할 수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체들은 살아 있지 않기 때문에 다른 것을 만질 수 없는데, 나에게는 전혀 그렇지 않다. 그것들은 나를 만진다. 언젠가 바닷가에서 돌멩이를 들고 있었을 때 느꼈던 느낌이 분명히 생각난다.
불쾌한 느낌, 욕지기였다. 메스꺼워 구토가 나올 것 같은 느낌이었다.
✍️ 마무리 생각
알베르 카뮈의 시지프스 신화를 읽을 때보다는 수월하지만 아직 책의 전반부만 읽은 차여서 완전히 내용을 이해하기가 힘들다. 하지만, 책을 읽고서 요약하는 작업이 이해를 돕고 있다. 계속 읽어봐야겠다.
'DAILY INSPIRATION (마음의 꾸준함) > 오늘의 독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파인만의 여섯가지 물리이야기] - 리처드 파인만 (3장) "우리는 각자 명백하게 고유하다." (0) | 2025.03.16 |
---|---|
[파인만의 여섯가지 물리이야기] - 리퍼드 파인만 (1~2장) "미래를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0) | 2025.03.15 |
[수레바퀴 아래서] - 헤르만 헤세 "아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아들을 죽였다." (0) | 2025.03.11 |
[허클베리 핀의 모험] - 마크 트웨인 "당신이 다수의 편에 서 있음을 알아차리는 순간이야말로, 멈춰서 반성할 때다." (1) | 2025.03.09 |
[톰 소여의 모험] - 마크 트웨인 "부자가 되었다고 해서 산적이 되는 걸 포기한 건 아냐!" (1) | 2025.03.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