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
- 프란츠 카프카
- 출판
- 책만드는집
- 출판일
- 2013.05.15
📚 책과 저자
프란츠 카프카(1883-1924)는 프라하에서 태어난 독일어권 유대계 작가로, 20세기 문학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실존주의 작가입니다. 관료제와 소외된 현대인의 불안을 다룬 그의 작품들은 '카프카적'이라는 형용사를 탄생시켰을 만큼 독특한 문체와 세계관을 보여줍니다. 보험회사 직원으로 일하면서 작품 활동을 병행했던 그는 생전에 큰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사후에 막스 브로트의 노력으로 그의 작품들이 출간되어 세계적인 작가로 인정받게 되었습니다.
'변신'(1915)은 카프카의 대표작으로, 어느 날 아침 악몽 같은 상황에서 거대한 벌레로 변해버린 그레고르 잠자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던 주인공이 벌레로 변한 후 겪게 되는 소외와 고립, 가족관계의 변화를 통해 현대 사회의 비인간화와 인간 실존의 부조리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단순한 줄거리 속에 담긴 깊은 상징성과 실존적 의미로 인해 '변신'은 현대 문학의 고전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 내용 요약
평범한 외판원 그레고르 잠자는 어느 날 아침 잠에서 깨어나 자신이 거대한 벌레로 변해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그는 자신의 변화된 모습에 당황하면서도, 직장에 지각하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결국 방 밖으로 나가지 못합니다. 지점장이 집으로 찾아와 상황을 확인하려 하고, 결국 그레고르의 변신한 모습이 가족들과 지점장에게 발각됩니다.
이후 그레고르는 자신의 방에 갇혀 지내게 되며, 여동생 그레테가 그를 돌보기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가족들이 그레고르를 이해하려 노력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를 짐스러워하기 시작합니다. 특히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서 그레고르는 더욱 무력감을 느끼게 됩니다. 방 안의 가구들이 하나둘 치워지고, 쓰레기가 쌓이며, 그의 생활공간은 점점 더 황폐해져갑니다.
결국 하숙인들이 그레고르의 존재를 알게 되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됩니다. 여동생은 더 이상 그레고르가 아닐지도 모른다며 그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고, 이를 듣게 된 그레고르는 깊은 절망감에 빠집니다. 결국 그는 더 이상 가족들에게 짐이 되지 않기 위해 굶어 죽기로 결심하고, 죽음을 맞이합니다. 그레고르의 죽음 이후, 가족들은 오히려 안도감을 느끼며 새로운 삶을 계획하기 시작합니다.
💫 인상 깊은 구절들
외근 영업사원인 그는 날마다 출장을 다녀야 했다. 그러다 보니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아니었다.
<변신>, 프란츠 카프카
매일 아침마다 이렇게 일찍 일어나야 된다는 건 진짜 고역이야.
<변신>, 프란츠 카프카
내가 돈을 모아서 부모님의 빚을 전부 다 갚게 되면 ― 5, 6년은 더 걸리겠지만 ― 꼭 그렇게 하고 말 거야. 그것은 내 인생의 일대 전환점이 될 테니까. 그렇게 되면 난 사장과 관계를 깨끗하게 끊을 수 있을 거야.
<변신>, 프란츠 카프카
내쫓아야 해요. 그렇게 하는 수밖에 다른 방도가 없어요. 아버지! 저것이 오빠라는 생각을 진작 버려야만 했어요.
<변신>, 프란츠 카프카
그는 가족들을 돌이켜 생각해 보며 감동과 사랑의 감정에 사로잡혔다. 그는 진작부터 자기가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변신>, 프란츠 카프카
💭 나의 사색
책을 먼저 읽고 나서 프란츠 카프카에 대한 정보를 그다음에 찾아보았다. 변신의 주인공 그레고르의 직업은 외판원이었고 작가인 카프카의 보험회사 직원이었다. 그래서 나는 변신이라는 책을 통해 카프카가 본인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했다는 것을 느꼈다. 그레고르가 벌레로 변한 후에 반복적으로 외판원 생활에 대한 회상이 나타난다. '날마다 출장을 다녀야' 했고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심했다. '매일 아침마다 이렇게 일찍 일어나야 된다'는 건 고역이었다. 왜냐하면 그레고르 본인이 진정 하기 원하는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레고르는 가족의 생계를 혼자 책임지고 있었다. 자기가 벌어온 돈으로 가족들을 먹여 살렸다. 그래서 자기의 삶은 없었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저야 하는 의무가 삶의 우선순위의 가장 높은 곳을 차지했다. 본인의 정체성을 개발하고 자아를 실현하기 위한 삶은 불가능했다. 그래서 그레고르는 너무나도 바랐다. '돈을 모아서 부모님의 빚을 전부 다 갚게 되'는 5년 또는 6년 후의 미래를.
하지만 그 미래는 오지 않았다. 그레고르는 벌레가 되었다. 카프카는 자신의 모습이, 삶이 '벌레'만도 못 하다고 느꼈을 것이다. 그래서 자신을 투영한 그레고르를 벌레로 만들었다. 나의 삶이 아닌 타인의 삶을 살았다. 그래서 벌레다. 차라리 벌레이길 바랐을 거다. 헤르만 헤세도 데미안에서 자신의 삶을 살지 않는 존재를 사람으로 표현하지 않았다. 개미, 두꺼비, 그 비슷한 무언가라고 했다.
벌레 같은 삶. 내 삶이 아닌 삶. 미래의 어느 순간만을 기다리는 삶. '지금'을 살지 못하는 삶. 카프카는 그레고르를 통해 자신의 모습을 비관한 것 같다. 차라리 죽고 싶었을 거다. 차라리 죽어 거름이 되어 흙으로 돌아가 식물이라도 틔우는 게 더 나았을 거다. 나의 존재가 세상에 필요한 것이 아니라고 느꼈을 거다. 그래서 그레고르는 스스로 곡기를 끊고 죽었다.
그레고르가 죽자, 가족들은 큰 짐을 덜어낸 듯 마음을 가볍게 했다. 하지 않던 일을 스스로 하게 되었고 그리지 않았던 미래를 그리게 되었다. 그레고르는 가족들을 사랑했다. 사실 카프카가 그랬던 것이다. 그래서 비록 자신을 거부한 가족이지만 그들의 안녕과 행복을 바랐을 것이다.
카프카 본인의 이야기를 들은 것 같다.
✍️ 마무리 생각
보험회사 직원으로 살면서 동시에 소설을 썼던 카프카. 하지만 카프카가 살아있을 때에는 그의 작품이 사람들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래서 불행히도 카프카는 '살기 위해' 보험회사 직원으로 '연명'하는 것을 멈출 수 없었을 것이다. 자신이 정말로 바라는 일만으로는 살아갈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런 자신이 미웠을 것이고 그런 사회가 원망스러웠을 것이다. 그래서 자신을 '벌레'라고 비관한 게 아닐까.
억지로 하는 업무에서 오는 스트레스와 하기 싫을 일을 위해 아침 일찍 일어나야 하는 삶이 고통스럽다고 호소했다.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저야 하는 의무가 너무도 숭고해서 거부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 숭고함이 자신의 존엄을 짓밟더라도 피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런 삶에서 벗어날 수 없는 자신을 '벌레'로 표현한 게 아닐까.
차라리 쇠똥꾸리 같은 벌레 말고 나비 같은 애벌레였으면 어땠을까. 자유롭게 살아가는 날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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