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
- 니코스 카잔차키스
- 출판
- 열린책들
- 출판일
- 2009.12.20
📚 이 책을 고른 이유
고명환 작가와 유시민 작가가 언급했던 책이다. '창틀에 손톱을 박고 서서'라는 말을 두 사람이 했었다. 그래서 궁금했다. 도대체 뭘까.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엄청난 책이었다. 나의 인생이라고도 해도 무방할 것 같다. 조르바의 삶에서 설렘을 느꼈다. 지금도 이 블로그를 쓰는 중 인상 깊은 구절들을 다시 한번씩 읽는데, 조르바의 대사를 읽을 때면 조르바가 오랜 친구처럼 느껴진다. 어떻게 생겼는지도 어떤 음색을 가졌는지도 모르는데. 그냥 친근하다. 데미안에서 싱클레어가 타인에게서 묘한 동질감과 동정을 느꼈던 때가 있다. 자기 안의 무언가와 동일한 것을 타인에게서 느꼈다는 것 같다.
그렇다면 내 안에도 조르바와 같은 무언가가 있는게 아닐까. 지금까지의 독서와 사색을 통해 많은 것을 깨달았고 느꼈다. 육체의 생존을 위한 모든 것은 연명 치료에 지나지 않음을 깨달았고, 삶의 필수품들을 구비할 수 있게 되었다면 그 이후에 진정한 나 자신을 찾는 여정을 해야 함도 알았다. 그리고 내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탐구해야 하는 것도 알았다. 그리고 이제 조금 알 것 같다. 나는 자유인이 되고 싶다. 자유롭게 나를 표현하고 세상을 느끼면서 살고 싶다. 조르바처럼!
💫 인상 깊은 구절들
자신을 구하는 유일한 길은 남을 구하려고 애쓰는 것이다
<[30주년 기념판] 그리스인 조르바>, 니코스 카잔차키스 / 이윤기 옮김 - 밀리의 서재
내가 산투르를 칠 때는, 당신이 말을 걸 수도 있겠지만, 내게 들리지는 않아요. 들린다고 해도 대답을 못 해요. 하려고 해도 안 돼. 할 수가 없어.」「그 이유가 무엇이지요, 조르바?」「이런, 모르시는군. 정열이라는 것이지요. 바로 그게 정열이라는 것이지요!」
<[30주년 기념판] 그리스인 조르바>, 니코스 카잔차키스 / 이윤기 옮김 - 밀리의 서재
나는 곡괭이와 산투르를 함께 다룰 수 있는 그의 손을 보았다.
<[30주년 기념판] 그리스인 조르바>, 니코스 카잔차키스 / 이윤기 옮김 - 밀리의 서재
마음이 내키면. 알죠? 마음이 내키면 말이오. 일이야 당신이 바라는 만큼 해주겠소. 거기 가면 나는 당신 사람이니까. 하지만 산투르 말인데, 그건 달라요. 산투르는 짐승이오. 짐승에겐 자유가 있어야 해요. 마음이 내키면 칠 거요
<[30주년 기념판] 그리스인 조르바>, 니코스 카잔차키스 / 이윤기 옮김 - 밀리의 서재
「 인간이라니, 무슨 뜻이지요?」「자유라는 거지!」
<[30주년 기념판] 그리스인 조르바>, 니코스 카잔차키스 / 이윤기 옮김 - 밀리의 서재
이상을 위하여, 종족을 위하여, 하느님을 위하여 자기를 희생한다? 우리의 지향이 고상할수록 우리가 묶이는 노예의 사슬이 더 길어지는 것뿐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우리는 훨씬 넓은 경기장에서 찧고 까불다가 그 사슬의 한계에 이르지 않은 채 죽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것이 소위 말하는 자유일까?
<[30주년 기념판] 그리스인 조르바>, 니코스 카잔차키스 / 이윤기 옮김 - 밀리의 서재
〈아니, 할아버지! 아몬드 나무를 심고 계시잖아요?〉 그랬더니 허리가 꼬부라진 이 할아버지가 고개를 돌리며, 〈오냐, 나는 죽지 않을 것처럼 산단다.〉 내가 대꾸했죠. 〈저는 금방 죽을 것처럼 사는데요.〉 자, 누가 맞을까요, 두목?
<[30주년 기념판] 그리스인 조르바>, 니코스 카잔차키스 / 이윤기 옮김 - 밀리의 서재
모든 게 때가 있는 법이지요. 지금 우리 앞에 있는 건 육반입니다. 우리 마음이 육반이 되게 해야 합니다. 내일이면 갈탄광이 우리 앞에 있을 것입니다. 그때 우리 마음은 갈탄광이 되어야 합니다. 어정쩡하다 보면 아무 짓도 못 하지요.
<[30주년 기념판] 그리스인 조르바>, 니코스 카잔차키스 / 이윤기 옮김 - 밀리의 서재
그런 걸 꼭 내게 물어봐야 하나요? 우리가 여기 온 이유가 바로 그것이잖아요. 생각을 실행하는 것.
<[30주년 기념판] 그리스인 조르바>, 니코스 카잔차키스 / 이윤기 옮김 - 밀리의 서재
나는 보았고, 그리하여 저 유쾌하고도 변덕스러운, 보이지 않는 연출가와 순식간에 허물없는 사이가 되었으니, 이제 나는 이 세상에서 내가 맡은 배역을 끝까지, 그러니까 일관되고도 흔들림 없이 연기할 수 있다네. 왜냐하면, 나는 봄으로써, 내가 하느님의 무대에서 연기하는 이 작품을 함께 창작하고 있으니까.
<[30주년 기념판] 그리스인 조르바>, 니코스 카잔차키스 / 이윤기 옮김 - 밀리의 서재
한순간을 사는 대가로 나머지 인생을 넘겨줘 버리는 거래 말일세. 그러나 자네는 방향타를 단단히 잡고 있네. 이 삶의 가장 감미로운 순간에조차 결코 자네가 설정한 목표를 잊어버리지 않네.
<[30주년 기념판] 그리스인 조르바>, 니코스 카잔차키스 / 이윤기 옮김 - 밀리의 서재
조르바가 차마 말로 하지 못하는, 하고 싶어도 말로 표현되지 않는 자기 속마음을 산투르를 통해 말하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내가 인생을 허비하고 있다고, 그리고 과부와 나는 태양 아래 겨우 한순간을 살다 영원히 사라져 갈 두 마리 벌레일 뿐이라고. 한 번뿐인 인생! 한 번뿐인 인생!
<[30주년 기념판] 그리스인 조르바>, 니코스 카잔차키스 / 이윤기 옮김 - 밀리의 서재
번데기에서 나오는 과정은 참을성 있게 이루어져야 했고, 날개를 펴는 과정은 햇빛을 받으며 서서히 진행되어야 했다. 그러나 때늦은 다음이었다. 내 입김은 때가 되기도 전에 나비를 날개가 온통 구겨진 채 집을 나서게 강요한 것이었다. 나비는 필사적으로 몸을 떨었으나 몇 초 뒤 내 손바닥 위에서 죽고 말았다.
<[30주년 기념판] 그리스인 조르바>, 니코스 카잔차키스 / 이윤기 옮김 - 밀리의 서재
오늘날에야 나는 자연의 법칙을 거스르는 행위가 얼마나 무서운 죄악인가를 깨닫는다. 서둘지 말고, 안달을 부리지도 말고, 이 영원한 리듬에 충실하게 따라야 한다는 것을 안다.
<[30주년 기념판] 그리스인 조르바>, 니코스 카잔차키스 / 이윤기 옮김 - 밀리의 서재
두목, 당신은 젊지만 역시 같은 수모를 겪어야 할 겁니다. 조심하시오. 내 말 잘 듣고 그대로 해요. 구원은 이 길뿐입니다. 산으로 기어 들어가 석탄이든 구리든 철이든 아연광이든 캐내어 한몫 잡고, 친척은 우리를 존경하게 만들고, 친구들은 우리 구두를 핥고, 모든 부자들이 우리한테 모자를 벗고 인사하게 만드는 겁니다. 두목, 성공하지 못하면 보따리 싸들고 이리나 곰이나 아무거나 만나 잡아먹히는 편이 나을 겁니다. 차라리 짐승에게 좋은 일이나 하는 셈이죠. 하느님이 그런 짐승을 이 땅으로 내려보낸 건 우리 같은 놈들을 잡아먹어 주어 타락을 막기 위해서일 겁니다.
<[30주년 기념판] 그리스인 조르바>, 니코스 카잔차키스 / 이윤기 옮김 - 밀리의 서재
당신 속에도 악마 한 마리가 있지만 아직 이름은 모르고 있고 그걸 모르니까 숨을 제대로 못 쉬고 있는 거예요. 두목, 그놈에게 세례를 베풀고 이름을 지어 주세요. 그럼 아마 좀 나아질 겁니다.
<[30주년 기념판] 그리스인 조르바>, 니코스 카잔차키스 / 이윤기 옮김 - 밀리의 서재
생명이란 모든 사람에게 오직 일회적인 것, 즐기려면 바로 이 세상에서 즐길 수밖에 없다는 경고였다. 영원히 다른 기회는 주어지지 않을 것이다.
<[30주년 기념판] 그리스인 조르바>, 니코스 카잔차키스 / 이윤기 옮김 - 밀리의 서재
「자기 자신 안에 행복의 근원을 갖지 않은 자에게 화 있을진저!」「남을 즐겁게 하려는 자에게 화 있을진저!」「금생(今生)과 내생(來生)이 하나임을 깨닫지 못하는 자에게 화 있을진저!」
<[30주년 기념판] 그리스인 조르바>, 니코스 카잔차키스 / 이윤기 옮김 - 밀리의 서재
「만사는 마음먹기 나름입니다.」 그가 조금 뜸을 들이고는 말을 계속했다. 「믿음이 있습니까? 그럼 낡은 문설주에서 떼어 낸 나뭇조각도 성물(聖物)이 될 수 있습니다. 믿음이 없나요? 그럼 거룩한 십자가도 그런 사람에겐 문설주나 다름이 없습니다.
<[30주년 기념판] 그리스인 조르바>, 니코스 카잔차키스 / 이윤기 옮김 - 밀리의 서재
모든 문제가 일을 어정쩡하게 하기 때문이에요. 말도 어정쩡하게 하고 선행도 어정쩡하게 하는 것, 세상이 이 모양 이 꼴이 된 건 다 그 어정쩡한 것 때문입니다. 할 때는 화끈하게 하는 겁니다. 못을 박을 때도 한 번에 제대로 때려 박는 식으로 해나가면 우리는 결국 승리하게 됩니다. 하느님은 악마 대장보다 반거들충이 악마를 더 미워하십니다!
<[30주년 기념판] 그리스인 조르바>, 니코스 카잔차키스 / 이윤기 옮김 - 밀리의 서재
「……그렇다, 바다, 여자, 술, 그리고 맹렬한 노동! 일과 술과 사랑에 자신을 던져 넣고, 하느님도 악마도 두려워하지 말지어다……. 그것이 젊음이란 것이다!」 그러면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것처럼 나는 조르바의 말을 계속 되뇌면서 걸었다.
<[30주년 기념판] 그리스인 조르바>, 니코스 카잔차키스 / 이윤기 옮김 - 밀리의 서재
새 길을 닦으려면 새 계획을 세워야지요! 나는 어제 일어난 일은 생각 안 합니다. 내일 일어날 일을 자문하지도 않아요. 내게 중요한 것은 오늘, 이 순간에 일어나는 일입니다. 나는 자신에게 묻지요. 〈조르바, 지금 이 순간에 자네 뭐 하는가?〉 〈잠자고 있네.〉 〈그럼 잘 자게.〉 〈조르바, 지금 이 순간에 자네 뭐 하는가?〉 〈일하고 있네.〉 〈잘해 보게.〉 〈조르바, 자네 지금 이 순간에 뭐 하는가?〉 〈여자에게 키스하고 있네.〉 〈조르바, 잘해 보게. 키스할 동안 딴 일일랑 잊어버리게. 이 세상에는 아무것도 없네. 자네와 그 여자밖에는. 키스나 실컷 하게.〉
<[30주년 기념판] 그리스인 조르바>, 니코스 카잔차키스 / 이윤기 옮김 - 밀리의 서재
the reason why I don't wear a watch is now is the most important time - Jensen Huang
행운의 신은 눈이 멀었다고들 그럽디다. 자기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사람들 속으로 달려간다니……. 거기에 부딪친 사람을 우리는 재수 좋은 사람이라고 부르지요. 그런 게 행운이라니 정말 웃기잖아요! 우리는 그따위 것 없어도 되잖아요, 두목?
<[30주년 기념판] 그리스인 조르바>, 니코스 카잔차키스 / 이윤기 옮김 - 밀리의 서재
그는 우리 모두를 한쪽으로 밀어붙이고는 침대에서 뛰어내려 창문가로 갔습니다. 거기에서 그는 창틀을 거머쥐고 먼 산을 바라보다 눈을 크게 뜨고 웃다가 말처럼 울었습니다. 이렇게 창틀에 손톱을 박고 서 있을 동안 죽음이 그를 찾아왔습니다.
<[30주년 기념판] 그리스인 조르바>, 니코스 카잔차키스 / 이윤기 옮김 - 밀리의 서재
💭 나의 사색
‘그리스인 조르바’는 젊은 지식인인 '나'(화자-니코스 카잔차키스)와 자유분방한 영혼을 가진 알렉시스 조르바(요르고스 조르바스)의 이야기를 다룬다. 작품은 크레타 섬을 배경으로 하며, 두 주인공이 갈탄 광산을 운영하면서 벌어지는 여러 사건들과 그들의 철학적 대화를 담고 있다. 그 외에 인상적인 것은 소설의 배경이 1차 세계대전이라는 것과 과부가 많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내가 그리스인 조르바를 읽은 이유는 내가 고명환 작가가 나오는 유튜브 영상을 볼 때나 그 분이 쓴 책을 읽을 때 그 분 이 책을 많이 언급했기 때문이다. 특히 ‘자신을 구하는 유일한 길은 남을 구하려고 애쓰는 것이다’는 문장을 언급했고, 그 문장이 성경에서 예수님이 말씀했던 것과 다를 바 없어서 읽고 싶은 충동이 생겼다. 그런데 읽어보니 이 문장은 잊혀졌다. 오히려 조르바의 대사가 나의 마음을 더 많이 울렸다.
조르바의 삶이 나에게 많은 영감을 주었다. 집시 같은 삶. 자유로운 삶. 얽매이지 않는 삶. 자신이 느끼는 기쁨을 춤으로 악기로 표현하는 삶. 열정이 가득한 삶. 그렇다고 놀기만 하는가? 아니다. 조르바는 새벽부터 일어나 저녁 늦게까지 곡괭이를 손에 쥔다. 조르바의 손은 곡괭이와 산투르를 함께 다룰 수 있는 손이다. 조르바는 책무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일과 술과 사랑에 자신을 던진다. 즐긴다. 태양 아래 겨우 한순간을 살다 영원히 사라져 갈 한 번뿐인 인생을.
모든 게 때가 있는 법이다. 우리 마음이 지금 우리 앞에 있는 것이어야 한다. 밥을 먹고 있다면 잘 먹어야 한다. 잠을 자고 있다면 잘 자야 한다. 일을 하고 있다면 잘 해야 한다. 어정쩡하다 보면 아무 것도 못 한다. 그래서 조르바는 어제 일어난 일은 생각하지 않는다. 내일 일어날 일을 자문하지도 않는다. 중요한 것은 오늘, 이 순간에 일어나는 일이다. 그래서 매일 새로운 삶을 산다. 매일이 신기롭다.
조르바는 생각하는대로, 느끼는대로 사는 것 같다. 그렇다고 살아가는데 정말 필요한 것들에 무지한 것도 아니다. 또 그것들을 깔보지도 않는다. 그렇지만 그것들의 노예가 되지 않는다. 제대로 사용한다. 삶에 진정으로 필요한 것들을 안다. 진정한 삶을 살아가는데 방해가 되는 것도 안다. 삶을 진지하게 살아간다. 가벼워 보일지라도 실상은 누구보다 무겁다. 공중에 뜬 이상이 아니라 발바닥으로 느끼는 철학으로 살아간다.
죽음을 안다. 영원히 죽지 않을 것처럼 살지 않는다. 하지만 삶을 원한다. 진정한 삶을 살기 원한다. 죽음이 그 삶을 끊을지라도 포기하지 않는다. 반항하고 저항한다. 죽음이 찾아오는 그 순간에도 삶을 바라본다. 자연이 아름답다는 것을 안다. 빵과 포도주가 달콤하다는 것을 안다. 여자를 안다. 노동을 안다. 자신을 안다. 진정으로 마땅히 살아야 할 삶을 살아낸다.
생각대로 살자. 마음 가는 대로 살자. 이래서 안돼. 저래서 안돼. 아니, 그게 안돼. 한 번뿐인 인생이다. 가슴 설레게 하는 게 있다면 그것을 하는 게 의무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월든에서 말했지 않나. 조르바는 여자의 외로움을 달래주는 게 남자의 의무라고 한다.
나의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 나가자. 가슴 뛰지 않나. 생각대로 살자. 두려움에 속지 말자. 죽음은 피할 수 없다. 위험도 피할 수 없다. 일어날 일은 일어난다. 앉아 있든 달리고 있든 위험한 건 똑같다. 두려워 하지 않으면 두려워 할 게 없다. 위험을 생각하지 않으면 위험할 게 없다. 생각대로 살자. 두려워 하지 말자. 이반 일리치가 살아내지 못했던 삶을 살자. 내 안에서 솟아 올랐던 욕구를 받아들이자. 우리가 여기 온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생각을 실행하는 것.
내 안의 악마에게 이름 붙여주자. 그 악마도 나다. 헤르만 헤세가 황야의 이리에서 말하지 않았다. 나의 자아는 수 많은 별들로 이루어진 작은 하늘이라고. 내 안에 많은 ‘나’들이 있다. ‘나’들에게 이름을 붙여주자. ‘나’들을 받아들이자. 미성숙한 ‘나’들에게 밥을 주자.
제대로 살자. 할 때는 화끈하게 하는 거다. 못을 박을 때도 한 번에 제대로 때려 박는 식으로 해나가면 우리는 결국 승리하게 된다. 소로도 제대로 못을 박으라고 하지 않았나. 깊이 살자. 삶의 골수까지 빨아먹자. 내 안에서 자라나는 ‘나’들의 삶을 살아내자. ‘나’로 존재하자. 신의 뜻에 따라 나의 삶을 살아내자. 하나님의 무대에서 연기하는 이 작품을 함께 창작하자. 이 세상에서 내가 맡은 배역을 끝까지 일관되고도 흔들림 없이 연기하자.
내생은 내 알 바가 아니다. 내 알 바는 금생이다. 금생이 내생이다. 예수님도 그렇게 말했다. 천국은 너희 마음에 있다고. 그러니까 지금을 살자. 그게 의무다. 그게 진리다. ‘내일 내일’ 하지 말자. 허튼소리 하지 말자. 구체적으로 살자.
행운의 여신은 눈이 멀었다. 눈 먼 행운의 여신이 나에게 달려오기를 기대하지 말자. 서두르지 말고, 안달 부리지도 말고, 자연의 리듬에, 나만의 속도에 충실하게 따르자. 건배!
✍️ 마무리 생각
고명환 작가와 유시민 작가가 언급했던 책이다. '창틀에 손톱을 박고 서서'라는 말을 두 사람이 했었다. 그래서 궁금했다. 도대체 뭘까.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엄청난 책이었다. 나의 인생이라고도 해도 무방할 것 같다. 조르바의 삶에서 설렘을 느꼈다. 지금도 이 블로그를 쓰는 중 인상 깊은 구절들을 다시 한번씩 읽는데, 조르바의 대사를 읽을 때면 조르바가 오랜 친구처럼 느껴진다. 어떻게 생겼는지도 어떤 음색을 가졌는지도 모르는데. 그냥 친근하다. 데미안에서 싱클레어가 타인에게서 묘한 동질감과 동정을 느꼈던 때가 있다. 자기 안의 무언가와 동일한 것을 타인에게서 느꼈다는 것 같다.
그렇다면 내 안에도 조르바와 같은 무언가가 있는게 아닐까. 지금까지의 독서와 사색을 통해 많은 것을 깨달았고 느꼈다. 육체의 생존을 위한 모든 것은 연명 치료에 지나지 않음을 깨달았고, 삶의 필수품들을 구비할 수 있게 되었다면 그 이후에 진정한 나 자신을 찾는 여정을 해야 함도 알았다. 그리고 내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탐구해야 하는 것도 알았다. 그리고 이제 조금 알 것 같다. 나는 자유인이 되고 싶다. 자유롭게 나를 표현하고 세상을 느끼면서 살고 싶다. 조르바처럼! 나는 한국인 조르바다!
'DAILY INSPIRATION (마음의 꾸준함) > 오늘의 독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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