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AILY INSPIRATION (마음의 꾸준함)/오늘의 독서

어떻게 살 것인가 - 유시민 "자체로 즐거운 것을 찾아라"

by S.P 2025. 2. 9.
 
어떻게 살 것인가
정치인에서 자유인으로 돌아와 내놓은 유시민의 『어떻게 살 것인가』. 세상의 변화를 누구보다 예민하게 감지하면서 한 걸음 앞서 시대와 삶의 과제를 고민해 왔던 유시민이 정치시장을 떠나 지식시장으로 복귀하여 내놓은 첫 책이다. 이 책에서 유시민은 도덕을 설교하거나 당위를 주장하지 않는다. 세상을 바로세우기 위한 사상이나 이론을 설파하지 않는다. 누군가를 드러내 놓고 비판하거나 위로할 생각도 없어 보인다. 자기 자신의 삶을 냉정하게 성찰하면서 인생의 기쁨
저자
유시민
출판
생각의길
출판일
2013.03.13

📚 이 책을 고른 이유

우연히 유튜브에서 세바시 영상을 보았다. 유시민 작가에게 '어떻게 살아야 하나'라는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한 유시민 작가의 대답을 담은 10분 남짓 길이의 영상이었다. 나는 유시민이라는 사람을 '정치인'으로 알고 살았다. 그런데 이 영상 속 유시민은 '구조자' 내지 '철학자'였다. 그리고 지금 내가 가지고 살아가는 질문과 똑같은 질문의 영상이지 않는가.

그 10분 영상에서는 유시민 작가의 철학이 고스란히 녹아있었다. 일목요연하게 삶의 의미를 정의했다. 그래서 너무 궁금했다. 이런 요약을 어떤 책에 보다 자세하게 기록해 놓았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검색을 해보니 정말로 책이 있었다. 그래서 읽게 되었다.

DALL-E, 자체로 즐거운 것을 찾아라


💭 나의 사색

하고 싶다는 생각보다 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더 컸다. 그렇게 지금까지 살아왔다. 그래서 주기적으로 존재에 대한 회의가 찾아왔다. 최선을 다해 살아왔다고 하더라도 지금까지 살아온 것처럼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많은 책들이 나에게 본성에 따라 살라고 한다. 내 옆에 있는 규범을 꺼두고 내 안에서 흘러나오는 조용한 바람 소리를 들으라고 한다. 유시민 작가도 비슷한 말을 했다. 그러나 규범을 완전히 무시하라는 것은 아니다. 중용의 미덕을 믿는다면, 유시민 작가가 제안한 방법을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욕망을 억압하면서 규범을 따르는 일이 참기 어려울 만큼 어색하고 불편하고 고통스럽게 느껴진다면 욕망을 표출할 수 있는 문을 더 넓게 열어주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규범은 자기 자신이 기쁜 마음으로 자연스럽게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따르면 된다.

 나에게 기쁨을 주는 것들이 무엇인가를 알아내야 할 의무가 있다. 내게 기쁨을 주는 것이 무엇인지 모른다면, 나는 과연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 맞을까. 그저 사회가 원하는 하나의 부품으로서의 기능만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그것이 나를 존엄하게 만들어 주지 않을 것 같다. 사회가 나를 존엄하다고 속일 것 같다. 나는 나에게 기쁨이 되는 것들을 잘 모른다. 이제 알아는 중이다. 내 삶을 기쁨으로 채우기 위해서는 나에게 기쁨을 주는 것들을 알아내야 한다.

만약 나의 사지가 마비되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면, 나는 연명해야 할까. 스티븐 호킹 박사가 '연명'했다고 할 수 있을까. '살아갔다'고말하는 게 맞지 않을까? 호킹 박사는 삶을 지속할 이유를 어디에서 찾았을까.

상황에 맞는 정체성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쉽지는 않겠지만.

일은 꼭 해야만 하나보다. 다만, 남이 시키는 일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나에게 안정적인 수입을 가져다주는 일이면서 동시에 내가 하고 싶은 일이었으면 좋겠다. 극한의 분업이 이루어지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타인에게 생존을 의지한다는 것은 존엄에 큰 무리를 주는것 같다. 나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남들에게 쓸모가 있는 일을 해야하는데, 그것이 참 나에게 기쁨을 주는 일이기는 쉽지 않다. 언제까지 생존을 위한 투쟁을 지속해야 할까. 언제까지 훌륭한 부품으로서 사회에 이바지 해야 할까. 유시민 작가도 〈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고, 그것을 남들만큼 잘하고, 그 일을 해서 밥을 먹고살면 최소한 절반은 성공한 인생〉이라고 한다. 나는 언제쯤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게 될까. 반대로 유시민 작가는 〈돈 때문에, 남의 눈을 의식해서, 부모님의 기대를 저버릴 수 없어서, 또는 사회의 평판 때문에 즐겁지 않은 일을 직업으로 선택한다면 그 인생은 처음부터 절반 실패〉한 것이라고 한다.

꼭 즐겁지만은 안 더라도 최소한 괴롭지 않은 일을 해야 한다고 한다. 이 또한 중용의 미덕이겠지. 월든의 저자 헨리 데이비드 소로도 생존에 필수적인 것들만 구한다면 그 다음의 일을 해야 한다고 했다. 아직 일이 나에게 어떤 기쁨이나 의미를 주는 것이 아니라면, 생존에 필요한 필수품을 구할 수는 있게 해주기 때문에, 일단은 그 일을 지속하되 계속해서 나에게 기쁨을 주는 무언가를 찾는 행위를 계속 해나가야 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면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버릴 수는 없을 것 같다.

물론 '돈' 때문에 지금의 일을 하고 있는 것은 자명하다. 그 누구에게도 부끄럼 없이 말할 수 있다. 나는 돈 때문에 직장에 다닌다고. 다만, 나는 평생 이 일을 하다가 죽고 싶지는 않다. 이 일이 나의 본성과 맞지 않는 일인 것도 또한 부끄럼 없이 말할 수 있다. 나는 그렇다면 중용의 미덕을 따라야겠다. 유시민 작가와 헨디 데이비르 소로의 말을 경청해서 그 말을 수행해야겠다. 직장에 다니되 다른 무엇가를 시작해야 한다. 시작만 하지 말고 꾸준하게 이루어 나가야 할 것이다.

무엇을 찾아야 할까. 유시민 작가는 〈대학생들에게 가장 중요한 과제는 평생 해도 즐거울 것 같은 일을 찾는 것이다. 사회의 평판이나 부모님의 기대에 맞추어 직업을 선택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라고 한다. 자기에게 즐거운 일을 찾고 남들만큼 잘할 준비를 하라고 한다. 〈 무슨 일을 하든 사람들과 소통을 잘해야 하니 스스로 글쓰기 훈련을 하라. 중요한 정보의 대부분이 영어로 유통되는 게 현실인 만큼 영어로 듣고 말하는 능력을 충분히 기르는 것이 좋다. 〉라고도 한다. 글쓰기 훈련은 내가 어떤 일을 하든 상관없이 해야하는 일이라고 한다. 또한 외국어로 의사소통을 해야한다고도 한다. 

나에게 즐거움을 주는 일이라는게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달랐다. 유시민 작가가 말하기에 즐거움을 주는 일이란 과정에서 내가 즐거움을 느끼게 하는 것이라고 한다. 목표나 결과에 따라 성취감이나 보람을 느끼는 것과는 다르다고 한다. 하는 것이 즐거운 일이 있을까.. 어떻게 찾아야 할까..

일이 즐겁다는 것은 목표를 이루었을 때 성취감이나 보람을 느끼는 것과는 다르다. 일을 하는 구체적인 과정 그 자체가 즐겁다는 뜻이다.

일 말고 노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즐거워도, 즐겁지 않아도 해야하는 것이 일이다. 즐거워서 하는 것은 놀이다. 나는 내가 즐거워서 하는 놀이도 제대로 말할 수 없다. 뭐가 나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일까...

마음이 설레고 일상이 기쁨으로 충만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그리고 오늘을 그 기쁨으로 충만하게 살아야 한다고한다. 오늘 지금 당장 나에게 기쁨을 주는 게 뭘까. 삶의 유한성을 받아들이되 회의주의에 빠지면 안 된다고 한다. 칸트의 충고에 따라야 한다고 한다. 스스로 세운 방식에 따라 행동하되, 그것이 남들에게도 통용될 수 있도록 하고, 어떤 경우에도 자기 자신을 포함하여 모든 사람을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대해야 한다고.

나는 도대체 뭘 원하는걸까..

내가 할 수 있는 것들 중 어떤 것이 남들에게 유익이 될까. 그리고 그 중에서 나에게 기쁨을 주는 것은 무엇일까.. 성취와 보람이 아니라, 하는 것 자체로 즐거움이 되는 일..  

반응형